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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전문의 우재혁입니다. 의사-환자-사회가 함께 하는 세상이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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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7. 7. 10:38 응급실24




날밤 꼬박 새고 근무하고 돌아왔는데도 잠은 절대 안오고 분하고 억울해서....

 



오늘의 일화는 이러하다

 

새벽 6시 10분경 환자가 들어왔다. 딱 보기에 어디서 운동 깨나 하셨는지 덩치는 어디서 많이 본 형님같이 생겼다.

사고 내용은 깨진 병에 팔뚝을 찔려 응급실에 왔고

진찰해본 결과 팔목의 움직임이 떨어져있고

상처는 팔목을 움직이는 근육의 40%정도가 잘린 상태였다.

일단 수술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이 되어 깨끗하게 세척과 소독을 한 뒤 지혈을 하고 붕대를 감아놓고 파상
풍 주사등을 주고 응급처치를 했다.





그리고 정형외과에 협진을 할 것을 이야기 했더니 빨리 부르라고 소리를 치며 난리다. 응급실 온지 5분내에 모든 처치를 해주었건만...

 




6시 20분;

웃통을 벗어던지더니 가슴팍에 조잡한 용 문신 하나가 드러났다.

그러더니 왜 아무처치를 안해주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래 저래 응급처치는 다되었고 수술은 아주 급한 것은 아니라서 조금 기다려도 된다고 안심을 시키고

정형외과가 현재 회의중이라서 조금 기다려줘야 한다고 부탁했는데

개새X, 말새Z하면서 계속을 욕을 해대며 왜 안오냐고 난리다


병원 보안요원이 들어와서 제지를 하고 비슷한 덩치의 보호자들이 제지를 하였다.전혀 수그러 들지 않는다.





 

6시 40분깨 더 큰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며 맞고 있던 수액 주사 라인을 뽑아 그 부위에서 피를 철철 흘리며

환자 침대를 걷어차고 벽을 걷어차고 나를 비롯한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발길질을 했다.

 

그러더니 내가 들어온지 "1시간>>??""이 됐는데 아무 처치 안하고 뭘 하냐며 또 개x끼 말X끼 X랄X잘한다.

피흐르는 손으로 내팔을 잡아 채더니 나를 집어던질듯이 힘을 주어 뿌리치고 발길질이다.

그러고는 자기 침상의 시트를 빼들더니 옆에서 조용히 누워 얼굴을 꿰메고 있던 환자와 성형외과 의사를

후려 친다.

 

그 옆의 환자가 뭔 죄라고?....쓰읍

 

결국 진정이 안되어 생명의 위협을 느낀 우리는

외상처치실에 보호자와 환자, 보안요원만 두고 옆의 환자는 다른 곳으로 옮긴 뒤

처치실 문을 닫았더니 더 큰 소리로 소리를 지른다.

 

정형외과에 빨리 와달라고 진작부터 서너번 얘기하고 부탁하고 있었는데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했다.

 

7시 20분 경 정형외과 의사가 왓는데

그사이 환자는 병원 침상과 진료용 컴퓨터 모니터를 발로 차서 떨어뜨린 뒤 밖에 나갔다.



 

우리는 위협을 느껴 경찰에 신고를 했고

 

7시 40분경 어리숙한 아저씨 경찰 두명이 왔다.

그리고 보호자가 환자를 달래어 다시 응급실로 들어왓다.

경찰이 오니 그 새X는 졸린 닭마냥 조용해졌다.


 

경찰관은 자초지종을 듣고는 피해상황이 뭐냐고 물었다.

 

"우리는 이래 이래 위협을 당했고 컴퓨터는 손상받았지만 다행히 고장나지는 않았어요"

 

경찰관은 알겠다고 하더니 한 2~3분 환자 옆에 서있다가 바깥으로 나갔다.

 

그러니깐 미친 X는 계속 소리를 지르며 또 난리다.



 

그래서 다시 경찰을 찾았더니 돌아가려고 주차장 근처에서 서성 거리고 있다. 거참나...

 

왜 가려고 하냐고 물었더니

 

물적 피해도 없고 다친 사람도 없고 그 새X도 조용해졌으니 상황 종료된 것 같아서 가려고 했단다....

 

나참내....어이가 없어서..여태 있었던 일은???그리고 앞으로는 어쩌라고??

 

나를 비롯한 동료들은 심장이 벌렁거리며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데 그냥 가겠단다.

 

"도대체 우리는 시민아니에요?시민의 안전을 지켜줘야 되는거 아니에요?저사람이 우리 죽일 듯이 위협해서 우리가 보호요청했으면 보호를 해주고 가야 할 것 아니에요!"-간호사

 

"아니 이제 상황 종료 된 것 같아서 갈라고...."-빙시 경찰관

 

이렇게 경찰관에게 따졌다.

 

그랬더니 똑같은 말만 되풀이다. 응급실내에서 똘아이가 의사나 간호사 죽이면 그 때 출동하려는 것인가?

길가에서 칼 들고 행인 위협하는 사람 있으면 경찰은 그냥 보고있다가 누구 하나 죽어야 움직이는 건가?

 

어이가 없다

 

 

응급실에서 난동을 피워 주변 환자 진료에 피해를 주거나 의료진을 위협하는 행위를 하면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의해 5년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의 처벌을 받게 되어있다.

 

그러나 오늘 경찰은 무고한 시민의 하나인 응급실 의료진을 버리고 그냥 갔다.

내가 그 미X개를 처벌해달라는 것도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보호조차 해주지 않고 떠났다.

 

진작에 그 경찰관 이름과 소속을 알아두었어야 하는데...

 

아직도 가슴이 떨린다. 내가 가운만 안입고 있었으면 아니 경험없는 의사였다면 한판 붙었을 지도 모른다는...

그러면 나도 피해를 보기에 참았다.

 

그 놈과 싸워 똑같이 미친X가 되기는 싫어 참았지만

 

경찰은 그냥 두고 간다.

앞으로는 그냥 이런 환자 있으면 경찰을 무조건 부를까?

 

의료진의 안위에 관심이 없는 경찰을 가지고 해결이나 되겠어?

 

사람 죽일 듯이 위협하는 건 범죄도 아닌가?



세금내서 경찰 월급은 뭐하러 주냐

간단한 법규 위반해도 벌금 몇 백 만원씩 뜯어 가면서

사람 줄일듯이 달려들어도 쳐다도 안보고 가는데

 

씁쓸하구만

posted by EMDrmetalkil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