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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전문의 우재혁입니다. 의사-환자-사회가 함께 하는 세상이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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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6. 3. 20:39 응급실24




 <google 이미지에서 퍼옴>

 

 

"응급실 이용 불편사항"

 

이 접수가 되면 늘 심기가 불편하다

 

나뿐이 아니라 다른 레지던트는 물론 여러 교수님과 주임과장님, 아니 병원 윗선까지 모두다 불편해한다.

 

 

 

오늘 들어온 불만사항은

"진료를 하러 온 의사가 진료중에 껌을 좌악좌악 질겅질겅 씹어서 불쾌했다!"

였다..

 

허걱


나도 예전에 몇 번 그런적 있는데...

 

왜냐면 우리는 24시간 눈뜨고 있고 24시간 돌아다니며 진료하고 24시간 말을 하고 설명을 하기 때문에

근무하다가 새벽 시간이 되면 입에서 단내가 나고 자주 이를 닦아도 의사인 나 스스로 내 입에 문제가 있나 의심할 정도로 입냄새에 대해 민감해 진다. 그래서 껌을 씹은 경우가 몇 번 있는데 보기 안좋을것 같아 그만두었다.

 

우리 후배가 껌 씹다 환자에게 불쾌감을 주었나 보다..

허허..

 

 

 


예전에 아침 시간에 주임과장님께서 응급실 회진을 도시는데 조크를 하신적이 있다.

 

"회진시간에 여러분이 환자 브리핑 할때 내가 왜 모니터만 쳐다보는지 알아?
사람 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날새고 아침에 회진 도는 여러분 입에서
악취가 풍겨서 고개를 안돌린다....이놈들아"

 

 

 

 

 

진리다...

 

아무리 닦고 헹구어 내도 잘안된다. 24시간 고된 근무로 약간 탈수가 되어 입도 말라 입냄새 없는 사람도

입냄새 나게 되어있다.

 

우리 레지던트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지 않은가?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입이 말라 약간의

입 냄새는 누구나 난다...ㅎㅎ


 

 

 

이전에 들어왔던 다른 불만 사항은

 

"어떻게 의사가 환자보러 오면서 담배 냄새를 풍기면서 오냐??이해가 안된다"

 

였다...

 

 

안그래도 담배피는 응급의학과 레지던트들은 신경을 쓴다. 아예 끊지 못하기에 담배 태우고 나서

환자 앞에 가기 전에 꼭 손 씻고 향이 좋은 로션을 바르고 입을 헹구거나 물을 마시고 간다.

환자들이 싫어할까봐...

 

 


 

우리도 나름 이런 노력 하는데 이런 것들이 불만사항으로 들어오면 기운이 약간 빠지긴 한다...이해를 해달라고 말할 게재도 안된다...


 

 

 

나 어렸을 적
병원에 가서 보면
의사선생님이 1분 만나주고 반말로 찍찍 말하고

대강 만져보고

약처방받고

집에 가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고맙다고 꾸벅 절을 하고 집에 갔더랬다.

 

 

이게 절대 좋다고 말할 수 없다. 잘못된 과거 의사들의 태도이다.


 

 

의대시절

"의료 서비스"라는 말을 접하고 사뭇 놀랐던 적이 있다.

 

내가 의대에 오기 전에 만났던 의사들은 서비스라는 단어를 알기나 할런지...잘 모르겠다.

 

 

 

지금은 참 많이 변했다.

의사를 동네 아는 아저씨 마냥 대하기도 하고 껌씹는다고, 담배냄새 난다고 불쾌해 하기도 하고..

 

 

 

앞으로 "서비스"를 위해 더 노력해야겠지만

 

 

누군가 말하는 "숭고한 직업인"이기 이전에

 

의사도 사람임을 약간은 이해해주면 더 고맙겠다.

 

 

 

 

밥먹고 환자 대하러 가기전에 내 입에서 반찬 냄새 날까봐 꼭 이 닦고 간다.

posted by EMDrmetalkil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