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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전문의 우재혁입니다. 의사-환자-사회가 함께 하는 세상이 오기를 바랍니다.
EMDrmetalki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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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6. 14. 23:10 응급실24




 

사체 발생 보고서에

 

"우재혁"

 

하고 사인을 하는 것은 늘상 괴롭다.

 

응급실에서 자주 보는 응급실 내원 환자의 사망..

 

누구에게는 아버지나 어머니일 수도, 남편이나 부인일수도, 아들, 딸일수도...

 

 

그렇기 때문에 내 눈앞에서 환자 보호자에게 사망 선언을 하는 것은 참으로 가슴아픈일이다

 

내 부모, 자식이 저 환자라면 내 마음은 어떨지...

 

병원에 죽어서 들어온 DOA(death on arrival)이라면 조금 덜하지만

 

내원시에는 죽지 않은 상태였으나 응급실이나 병동에서 사망하는 경우는

 

 

 

늘 씁슬하다.

 


오늘

 

 

봄비 후 다가온 차가운 바람마냥 그 가족이나 내 마음은 횡한 기분으로 가득찬다.

 

몸의 차가움이야 옷깃을 여며 막으려 애써 볼 수 있으나

 

내 가족의 죽음에서 오는 싸늘한 시신과 싸늘한 마음은 덜어낼 방법이 없다.

 

 


내가 응급의학과를 택한 이유가

 

죽은 사람도 살릴 줄 아는 의사

 

"진짜 의사"

라는 것이었는데

 

 

오늘은 내 앞에서 누군가의 아버지가 죽고 말았다.

 

응급실에 들어올 때부터 일견 봐도 상태가 안좋아보여서

그 환자를 담당하고 있던 후배에게 잘 보라고 주지를 시켜놓았는데

 

결국은 우리가 손써도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르러

 

네명의 의사가 달라 붙어

 

구슬땀을 흘리며

 

심폐소생술을 2시간 가량했어도

 

잠시 ROSC(심장마비가 왔다가 다시 혈액 순환이 회복되는것)되기를 수차례 반복하다가

 

 

결국 죽고 말았다.

 

하늘은 맑고 높지만

싸늘한 봄 바람을 맞은 듯 마음은 시려온다

우울함을 달래려 쓰디쓴 커피를 마셔보지만

돌아오는 것은 더 강한 속쓰림 뿐이다.

posted by EMDrmetalkiller
2009. 6. 3. 20:39 응급실24




 <google 이미지에서 퍼옴>

 

 

"응급실 이용 불편사항"

 

이 접수가 되면 늘 심기가 불편하다

 

나뿐이 아니라 다른 레지던트는 물론 여러 교수님과 주임과장님, 아니 병원 윗선까지 모두다 불편해한다.

 

 

 

오늘 들어온 불만사항은

"진료를 하러 온 의사가 진료중에 껌을 좌악좌악 질겅질겅 씹어서 불쾌했다!"

였다..

 

허걱


나도 예전에 몇 번 그런적 있는데...

 

왜냐면 우리는 24시간 눈뜨고 있고 24시간 돌아다니며 진료하고 24시간 말을 하고 설명을 하기 때문에

근무하다가 새벽 시간이 되면 입에서 단내가 나고 자주 이를 닦아도 의사인 나 스스로 내 입에 문제가 있나 의심할 정도로 입냄새에 대해 민감해 진다. 그래서 껌을 씹은 경우가 몇 번 있는데 보기 안좋을것 같아 그만두었다.

 

우리 후배가 껌 씹다 환자에게 불쾌감을 주었나 보다..

허허..

 

 

 


예전에 아침 시간에 주임과장님께서 응급실 회진을 도시는데 조크를 하신적이 있다.

 

"회진시간에 여러분이 환자 브리핑 할때 내가 왜 모니터만 쳐다보는지 알아?
사람 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날새고 아침에 회진 도는 여러분 입에서
악취가 풍겨서 고개를 안돌린다....이놈들아"

 

 

 

 

 

진리다...

 

아무리 닦고 헹구어 내도 잘안된다. 24시간 고된 근무로 약간 탈수가 되어 입도 말라 입냄새 없는 사람도

입냄새 나게 되어있다.

 

우리 레지던트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지 않은가?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입이 말라 약간의

입 냄새는 누구나 난다...ㅎㅎ


 

 

 

이전에 들어왔던 다른 불만 사항은

 

"어떻게 의사가 환자보러 오면서 담배 냄새를 풍기면서 오냐??이해가 안된다"

 

였다...

 

 

안그래도 담배피는 응급의학과 레지던트들은 신경을 쓴다. 아예 끊지 못하기에 담배 태우고 나서

환자 앞에 가기 전에 꼭 손 씻고 향이 좋은 로션을 바르고 입을 헹구거나 물을 마시고 간다.

환자들이 싫어할까봐...

 

 


 

우리도 나름 이런 노력 하는데 이런 것들이 불만사항으로 들어오면 기운이 약간 빠지긴 한다...이해를 해달라고 말할 게재도 안된다...


 

 

 

나 어렸을 적
병원에 가서 보면
의사선생님이 1분 만나주고 반말로 찍찍 말하고

대강 만져보고

약처방받고

집에 가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고맙다고 꾸벅 절을 하고 집에 갔더랬다.

 

 

이게 절대 좋다고 말할 수 없다. 잘못된 과거 의사들의 태도이다.


 

 

의대시절

"의료 서비스"라는 말을 접하고 사뭇 놀랐던 적이 있다.

 

내가 의대에 오기 전에 만났던 의사들은 서비스라는 단어를 알기나 할런지...잘 모르겠다.

 

 

 

지금은 참 많이 변했다.

의사를 동네 아는 아저씨 마냥 대하기도 하고 껌씹는다고, 담배냄새 난다고 불쾌해 하기도 하고..

 

 

 

앞으로 "서비스"를 위해 더 노력해야겠지만

 

 

누군가 말하는 "숭고한 직업인"이기 이전에

 

의사도 사람임을 약간은 이해해주면 더 고맙겠다.

 

 

 

 

밥먹고 환자 대하러 가기전에 내 입에서 반찬 냄새 날까봐 꼭 이 닦고 간다.

posted by EMDrmetalkiller
2009. 6. 1. 21:27 응급실24




 

너무 많이 걸었다.

 

이제는 조금만 걸어도 발바닥이 아프고 저려온다

 

3년간 너무 많이 걷고 뛰고 해서일까?

 

 

이 슬리퍼는 정확히 2년 10개월전 쯤 구입을 했다.

인턴 때 응급의학과 선배들이 슬리퍼 신고다니는 것을 어찌나 부러워했는지 나도 편한 발로 병원에서 일을 하고 싶었다.

인턴때는 응급실에서 1개월동안 서서 일하고 나니 발이 부어서 평소 신던 구두가 잘 안맞곤 했다.

운동화를 신고 싶었지만 윗 레지던트들 눈치 보느라 그렇게 해보지도 못했다.

 

처음에 응급의학과에 들어와 1개월 풀당(거지같이 일하고 잠만 5~6시간 겨우자고 하는 기간)을 한 뒤

이제 나도 드디어 1년차구나!!나도 슬리퍼 신고 신나게 일해야지 하면서 산 슬리퍼

 

헤드에서 4~5만원 주고 산것 같다. 슬리퍼를 이 가격주고 사본 것도 처음이고 약간 날탱이스러운 것이 맘에 들었다...
살 때만 해도 나중에 바닷가 가서 신어도 좋겠네라고 생각했다는...후후

 

하지만

 

한달 두달 세달 계속 지나가면서 이 슬리퍼의 존재는 잊혀져 갔다.

하루 종일 (진짜 24시간 걷는다)걸으며 쏟아지는 환자들에게 몸은 지치지만 다가가야 했고

내가 먼저 환자에게 가지 않으면 응급실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아픈데 안봐주냐.....
도대체 이 응급실엔 의사가 없냐...
응급한 환자를 왜 오랫동안 방치하냐...


온갖 액팅을 받아왔다....이 슬리퍼와 함께.

그래서 빠르게 걷는 것이 몸에 익숙해졌고 정말 24시간씩 서있고 걷고 하다보니

푹신했던 밑창은 겨울철 갯벌처럼 단단해졌다.

날렵한 맛을 주던 옆부분의 푸르스름한 부분은 껍질이 벗겨져 겨울나무처럼 변했다.

 

지금 이 슬리퍼의 하얀색 부분은 약간 거무스름 해졌다.

자살하려고 약물 과다 복용을 하여 온 환자에게 charcoal(활성 숯, 약물을 흡착하여 주는 약)투여하다 환자가 구토를하여

신발에도 튀고 흰 가운에도 먹물을 흩뿌려 놓은 것처럼 숯이 묻었다.

죽겠다고 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신발따위는 나중에 물에 젖은 휴지로 한번 닦아 내면 그만이었다.

한번은 흰양말을 신고 슬리퍼를 신어 까맣게 젖은 양말을 갈아신지도 못한 채 24시간을 버텼던 적도 있다.

 

지금이야 후배들을 키워서 후배들이 잘 해주고 있어 이런 글을 쓸 여유도 생겼는지 모르나

아직도 내 슬리퍼는 환자에게 다가갈 때 같이 하는 동반자이다.

밑창이 주저앉아 발바닥은 아려오지만 환자에게 열심히 다가가려했던 과거의 내 모습을

잊지 않기 위해

오늘도 내 슬리퍼와 함께 한다.

posted by EMDrmetalkiller
2009. 6. 1. 21:22 응급실24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겠지만

우리나라는 의사가 부족하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환자 얼굴보는 시간이 2~3분밖에 안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 보험 공단이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뭐 지금 당장 고쳐지기는 힘들겠지만...

현실은 너무 암담하다

 

한 1~2주 전인가

70대 할아버지가 응급실에 실려왔다

과거에 본원에서 심근경색으로 심장수술을 하여

심장의 기능이 정상인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으로 근근히 살아가는 분이었다

금번에 내원한 이유는

기력이 없다......

머 아주 응급이 아닌 것처럼 보일수도 있으나

실제로는

혈당이 심하게 올라가고 몸의 균형이 흐트러져 몸의 산증이 심해진 상태였다.
(우리 세계 말로는 DKA, 탈수나 감염으로 인해 몸의 조절기능이 흐트러져 당조절 및 대사 기능이 안되는 상태이다)

 

 

포카리 스웨트가 처음 나왔을 때 우리몸은 약알칼리성이라하며 알카리 이온수

몸이 원하는 물. 포카리 스웨트라고 광고했었다.

 

 

그렇다 우리몸은 원래 정상적으로 중성에서 약 알칼리성을 띤다

하지만 환자의 경우 심한 산성으로 변해있었다.

그래서 환자에게 수액치료 등을 시행해 산증을 교정하는 치료를 한 뒤

해당과인 내분비 내과에 연결을 하였고

내과에서는 내과 중환자실에 입원을 하라고 보호자와 환자에게 지시를 하였다.

 

 


그러나

환자와 보호자는

무조건 흉부외과로 입원을 시켜달라 하였다.

 

 

그 이유는 환자의 경우 흉부외과에서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고 심장 기능이 다른사람의 절반도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담당 교수님이 계시기 때문에 무조건 흉부외과로 입원을 시켜 달란다

하지만 DKA의 경우 외과의사가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내과에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며 최악의 경우

드물게 혈액투석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래서 내과로 입원하는 것이 맞는데

죽는 한이 있더라고 흉부외과에 입원을 시켜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내과에서도 본인들이 치료하는 것이 맞다며

서로의 입장만 내세우다가

보호자와 의사 모두 기분이 상했다

 

 

결국 보호자는 응급실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응급의학과에서 개입을 했다

 

이래저래 설명을 하여 내과로 가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으나 보호자들은 막무가내였다.

 

 


결국 우리는 마지막 카드를 들었다. 암울한 의료계의 현실을 말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병원에는 흉부외과 의사가 없었요. 낮에는 교수님들이 계시지만 밤에는 당직의사가 없는 날이 많습니다.
환자분이 입원해서 상태 안좋아지면 봐줄 의사가 없습니다. 밤에 안좋아지면 잘못하면 그냥 돌아가실 수도 있어요!"

 

그랬더니 보호자 曰

"어제도 외래진료 보고 갔는데 흉부외과 의사가 없다니 말이 되냐고!!!
인천에서 가장 큰 병원에 흉부외과 의사가 없다는 게 말이 되냐고!!!
도대체 그러면 응급으로 심장 수술 해야되는 사람을 수술 못한다면 이 큰 병원의 기능은 뭐냐고!!
무조건 흉부외과로 입원시켜 주고 안그러면 집에 가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집에 가겠다고!!"

 

란다...

 

 

"저도 보호자분 마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흉부외과 의사가 없는 게 지금의 현실이에요!"


의사입장에서는 죽으라고 집에 보낼 수는 없다.

결국 보호자가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하루종일 수술하고 새벽에 겨우 주무시고 계시는 50대 흉부외과 교수님께 연락이 겨우겨우 되어

환자는 흉부외과로 입원을 하였다.

그 후 어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대한민국에는 흉부외과, 외과 등 major surgeon이 너무 적다.

 

 

그래서 이런 드라마가 더 조명을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일반인도 알다시피 심장에 문제가 생기면 죽을 위험성이 크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복부의 심한 타박으로 내부 장기의 출혈이 생기면 죽을 위험성이 많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바이다.

위험한 상태를 극복해보고자 시도하는 외과적 수술이 환자 상태를 호전시킬 수도 있지만

의사로서 힘써보지도 못한 채 환자는 죽을 수도 있다.

수술대에 환자를 올려놓다가 수술은 시작도 못한 채 심장마비가 와서 죽을 수도 있고

대량의 복강 내 출혈로 인해 수술실에 가는 길에 환자에게 손도 못써보고 죽을 수도 있다.

이런 위험한 수술을 해서 환자를 살리면 그 희열이야 너무도 크겠지만

이런 수술을 시도하다가 환자가 죽으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의사에게 묻는다. 아니 따진다

그게 현 시점의 대한민국 의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들 위험한 수술을 감당하려 하겠는가...

 

우리과에서 항상 하는 얘기가 있다.

 

"우리 병원 GS(일반외과)는 surgeon도 아니야. major trauma(중증 외상)환자를 수술대에 올리는 걸 꺼리는 것 같아"

 

우리 응급의학과 입장에서는 빨리 수술하여 환자가 해결되면 좋긴 하겠으나,

수술 안하면 곧 죽고, 수술해도 죽을 가능성 높은 환자를 수술대에 올리는 외과의사의 심정이란....

당연히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안그래도 트레이닝 기간에 잠도 못자고 밥도 못먹고 하루종일 서있어

힘든데도 사명감으로 외과를 선택한 의사 조차도


이런 부담감 때문에 우리 나라에서는 trauma surgeon(외상 전문 외과 의사)은 안하려 하고

위험 부담감이 큰 흉부외과는 의사들이 기피하게 되었다.

 

이전에 듣기로 산부인과 의사들끼리 이런 말을 한단다(산부인과도 요새는 기피과 중에 하나다. 출산율 저하, 위험성 있는 수술, 낮은 수가 등등의 원인으로)

"열심히 일해서 돈 좀 모아가는 것 같으면 꼭 소송 당해서 벌어 놓은 돈 다 까먹는다. 이거 뭐 컴퓨터 reset도 아니고...쩝.."

 

지금은 의사가 성심 성의껏 열정을 다해 진료하기에 버거운 시대이다.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하려하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 책임을 묻고, 그 책임에 대한 보상을 위해 드는 돈을 의사 월급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부담감이 적은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로만 의학도가 몰리고 있다.

 

진짜 죽을 똥 살 똥 하는 환자를 살리는 진짜 의사가 줄어들고 있다.

 

현실적인 의료 수가 제도와 탄탄한 보험 재정이 뒷바침되지 않아 의사에게 쥐어지는 돈이 얼마되지 않는다면

위험 부담큰 외과 등의 의사는 계속해서 줄어들 것이며(소송 당하면 거덜나니깐)

우리나라 사람들은

심장질환으로 수술이 필요하거나 아이를 낳으려 제왕절개를 받기 위해 외국에 가서 비싼 돈 내고 수술을 받아야되고

교통사고가 나서 복부를 다치면 그냥 죽어야 한다.


지금은 의사와 환자가 다 손해보는 시대이다

그러나 이 둘 누구도 책임이 없다.


탁상공론 중인 공무원과 비현실적 의료 수가, 보험 체계의 책임이다.


posted by EMDrmetalkiller
2009. 6. 1. 20:55 응급실24




나는

 

사람들이

너무 아프고

힘들때

찾는 곳

 

응급실을 전담하는

 

응급의학과 의사

 

사람들은 나를 그냥 의사라고만 생각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뻔한 의사

돈이나 밝히고 사회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고

지 혼자 살려고 아둥바둥하는

그런 이기주의자

의사


하지만 나 스스로 그런 것들을 깨뜨리고 싶고

최소한 나 그리고 나 주변의 의사들만은

그렇지 않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러나 세상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그저 의사라 그러면

이기주의자들

환자는 생각하지도 않는 나쁜 놈들

알아먹기도 어려운 의학용어나 지껄이면서

환자는 알아듣지도 못하는 그런...말들하면서

잘난척 하는 놈들


하지만 나는 그런 의사이고 싶지도 않고
내가 그런 의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만약 저 환자처럼 아프다면
내 부모나 형제가 저 환자랑 같은 상황에 처해있다면..

나는 어떤 기분이 들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떻게든 이해해주고 싶고 나를 이해시키고 싶고

 

서로의 라뽀(rapport-의사와 환자사이의 신뢰?관계?그런거)를 돈독하게

하여 Win-Win하는 관계이고 싶다.

 

내가 내 블로그에서 하고자 하는 말들도 다 같은 맥락의 내용들이다.

 

내가 환자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환자도 이런 의사들의 모습을 이해해줬으면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응급실은 모든 환자가 irritable한(예민한?) 곳이다
아니 아파서 왔는데 너무 정신없고 시끄럽고 비좁은 공간이라서
irritable해질 수 밖에 없는 곳이다. 그런 환자들만 대하고 있으니
의사도 피곤하고 지치고 irritable해질 수 밖에 없는 곳이다

스스로를 다스리려 해봐도 환자의 목소리가 커지면

의사도 똑같이 변한다...사람이기 때문에...

 

하지만 지난 몇년간 나 스스로를 다스리려고 해왔고

지금은 그나마 환자들과 싸우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환자나 의사나 모두 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로의 신뢰가 깨진다면 치료는 물론이거니와

심적인 부담감으로 모든 상황이 안좋게만 보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곳이 응급실이다.

 

앞으로도 현재 의료현실과 의사-환자와의 관계를 조금이나마

 

서로 더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그런 내용들을 내 블로그에 담고자 한다.

 

사람들은 병원과 의사를 굉장히 신기한 듯이 쳐다본다

그래서 "종합병원"이나 "ER"같은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지 않나 싶다

 

그 신기함을 없애고

 

환자-의사-사회가 서로 알고 이해하게 하고 싶어

 

블로그에 글을 담으려 한다.

posted by EMDrmetalkiller